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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구호 자원봉사

 

 

  우리나라는 매년 발생하는 자연재해와 인위적 재난에 대해 전국적인 비상 동원체제에 가까운 구호 및 지원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게 되면 공공부문의 재난관리체계와 재난수습체계, 그리고 민간부문의 구호체계와 지원체계가 협력적으로 활동을 하게 되기 마련인데요. 특히 민간의 구호체계는 사회복지 및 자원봉사를 전문으로 하는 자원봉사센터 등과 같은 비영리 조직들과 각급 학교 및 종교단체, 지역의 자원봉사단체 그리고 기업의 자원봉사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재난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역할은 국가가 헌법적 책임과 의무에 의해 수행해야 한다는 부분일 것입니다. 따라서 재난이 발생하게 되면 국가는 공공부문의 조직과 인력을 동원하여 국민들을 재난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며, 재난 피해로부터 국민들을 신속하게 구호하고 항구적으로 복구하는 일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빈발하는 자연재난과 인위재난으로 인해 국가체계만으로는 이를 총체적이고 완벽하게 관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재난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하더라도 모든 재난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예측 시에도 그 규모와 범위는 상황에 따라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나타나기에 제도화된 대응체계 만으로는 모든 재난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따라서 재난 관리는 국가의 행정체계 뿐 아니라 민간부문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재난 발생 시 시민들의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인명구조와 피해복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재난관리 영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의 기여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재난관리 자원봉사활동,

공공부문과의 협력체계 필요

  현재 우리는 수많은 위험에 직면하여 지역사회의 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자발적 참여를 통한 자율적 대응체계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홍수와 태풍 등의 천재(天災)뿐만 아니라 화재와 붕괴, 폭발, 테러, 환경오염 등 각종 인재(人災)로 불안과 긴장감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사회가 이러한 대재난을 당하면서도 그나마 상황을 수습하고 사회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국가의 노력 뿐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자원봉사 활동도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에서는 재해예방, 응급대응 및 재해복구에 관한 방재대책을 마련하여 국민이 재해에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예고 없이 발생하고 엄청난 규모를 보여주는 재해특성으로 인해 국민이 기대하고 있는 신속한 재해대응과 재해발생 이전의 생활환경으로 복귀하지 못해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재난관리에 대한 이러한 미흡함을 보완하기 위해 국민, 민간단체 그리고 정부가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재해경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방재문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책임한계를 국민에게 인지시키며, 자원봉사 등 민간단체 및 국민이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방재대책 마련에 주력해야 할 시기입니다.

 

전문 기술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재난구호 자원봉사자의 활동 절실

  현대사회에서의 재난은 매우 복합적이고 대규모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피해 양상 또한 다양한 측면을 갖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재난구호 자원봉사자의 역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재난의 양상에 따라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일반 노력 자원봉사자의 활동은 재난을 얼마나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가 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재난 지역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은 사전에 다양한 준비와 교육을 필요로 하기 마련입니다.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난시 자원봉사활동의 문제점들을 보면, 자원봉사자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는 기관이나 단체, 그리고 정부기관들 조차 기본적인 준비태세와 소양교육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재해구호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구호관련 민간 조직들의 활동 간에 조정과 연계가 매우 미흡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주먹구구식의 서비스 중복은 자원배분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특정지역에서의 중복은 다른 지역에서의 서비스 부족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호활동에서의 공정성의 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지역 주민들 간의 화합이나 연대가 파괴되는 일을 발생시킬 우려도 있습니다. 재난상황에서 자원봉사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자원봉사센터는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재난전문’ 교육 프로그램 마련과

자원봉사자의 능력 및 기술의 효율적 활용이 관건

  한편 재난이 발생하면 다양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자원봉사자와 즉각적인 출동이 가능한 일반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다양한 인력을 확보하고 효과적으로 동원하는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효율적인 재난 자원봉사활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재난 발생 시 동원되는 각종 전문인력과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활용하는 면에서 미흡함이 드러나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인력과 기계·장비 등을 요구하고 다른 행정구역의 협력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재해의 종류에 따라 특수 장비의 필요시에 어떻게 준비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나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의 문제도 중요합니다. 다양한 자원봉사자의 능력과 기술을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은 각 개인의 보유기술이나 능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각자의 능력과 의사에 따라 사전에 역할을 배분하고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대학들이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되면서 거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자원봉사활동을 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또한 국가적 재해나 재난이 발생할 시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이 피해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구호활동에 참여하는 일도 흔히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참가 자원봉사자들이 직접적인 재해구호 자원봉사와 관련된 지식이나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 투입된다는 점일 것입니다. 재해구호와 관련된 최소한의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은 자원봉사자의 참여는 경우에 따라 피해복구와 재해구호를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학생들과 같은 미숙련, 비전문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재해구호 관련 기초교육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그에 따른 역할 분담과 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교육과 즉각적 대응태세,

재해구호활동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

  재난 자원봉사는 피해지역 주민들의 생계와도 직결되는 문제해결에 있어 중요한 활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원봉사자 교육은 이러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활동하는데 필요한 지식, 역량, 가치관 등의 자질을 배우고 갖추기 위한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과정으로서 피해 최소화를 위한 효과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게 될 것입니다.

 

  자원봉사활동은 선의의 동기와 이타적 태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거시적 측면에서 보면 사회 내의 공익적 서비스를 공급하는 체계의 일부로서 활동하는 것이며, 공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나 단체의 공익성에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이나 태도에만 의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그 활동의 영향이 타인, 지역사회 그리고 넓게는 국가사회에까지 미치는 것이므로 사전에 충분한 교육 및 훈련,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민간 자원봉사조직들이 재해구호와 관련한 명확한 행동지침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구호활동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재난의 특성이나 피해자들의 특성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와 지식을 갖지 못한 채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되고, 이것이 재해구호에 있어 장애요인이 되기도 하며, 피해주민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재난 자원봉사와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의 마련, 즉시 출동 가능한 재난구호 자원봉사자 지원의 확보는 재난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충분한 교육과 준비를 거쳐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재해의 종류와 정도, 피해 규모와 양상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행동요령과 지침, 메뉴얼 등을 갖춘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나의 일처럼 이웃의 재난상황에 즉각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설 수 있는 재난대응 자원봉사자를 양성하는 것이 자원봉사센터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